지난 1월 4일로 화성에서 탐사중인 화성탐사차량(MER) 스피릿(Spirit)이 활동 4주년을 맞았습니다. 스피릿은 Sol 90로 예상되었던 수명한계를 넘어 지금까지 꿋꿋하게 활동을 해오면서, 역시 이 달 25일에 활동 4주년을 맞는 쌍둥이 탐사차량 오퍼튜니티(Opportunity)와 함께 화성탐사의 신기원을 이룩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자기 수명의 십수배를 넘는 기간 동안 활동하고 있으니 과학자들에게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사진을 몰바이데 도법(Mollweide projection)으로 구성한 지도에 미국 착륙선의 위치를 표시해 보았습니다.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화성에서 활동한 기간은 거의 같지만, 사실상 중요 발견은 거의 다 오퍼튜니티가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피릿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발견이나 탐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아마도 착륙한 지역의 특성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닐까 하는데,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는 각 지역에서 같은 조사를 해도 제법 차이가 뚜렷한 결과를 내놓고는 합니다.
착륙한지 Sol 18만에 플래시 메모리에 에러가 발생하여 무한재부팅에 빠지는 위험한 상황도 있었고, 회오리바람(dust devil)이 먼지 앉은 태양 전지판(solar panel)을 깨끗하게 쓸고 지나가 발전량이 획기적으로 복구되는 우여곡절도 겪으면서, 비록 수명을 넘겨 활동하고 있는 탓에 이곳저곳 장비가 고장난 상태로 운행하고 있기는 해도, 스피릿은 올해도 무사히 탐사임무를 마치고 겨울나기를 위해 홈 플레이트(Home Plate)의 로우 리지(Low Ridge)로 이동하여 내년 여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피릿은 이곳에서 다음 8개월을 보내고 화성의 여름이 오면 다시 탐사를 위한 이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스피릿이 Sol 525에 촬영한 화성의 회오리바람. 여러번 나눠찍은 이미지를 합쳐 만든 동영상입니다. 화성 회오리바람의 존재는 바이킹 1호(Viking 1)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각 회오리바람은 사진상으로는 작아보이지만 지구 회오리바람의 10배 높이에 50배 면적의 크기입니다. 총 촬영시간은 12분 25초입니다.
오퍼튜니티의 4주년 기념일은 1월 25일이니 오퍼튜니티에 대한 기념 포스트는 그 무렵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Sol 90
- Sol은 화성의 태양일(太陽日)입니다. 지구의 24시간을 기준으로 봤을 때 화성의 태양일은 24시간 39분 35.244초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Timekeeping on Mars을 참고하세요.
-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는 각 지역에서 같은 조사를 해도
-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는 장비를 비롯하여 차체가 완전히 동일합니다. 이것이 쌍둥이 탐사차량이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공식명은 스피릿이 MER-A, 오퍼튜니티가 MER-B입니다.
- 착륙한지 Sol 18만에 플래시 메모리에 에러가 발생하여 무한재부팅에 빠지는 위험한 상황도 있었고
- 문제 상황은 Sol 18에서 25까지 계속 되었는데, 이를 두고 항간의 아마추어 화성연구가들 사이에서는 스피릿이 뭔가 발견한 게 아니냐는 음모론이 일기도 했습니다.
- 수명을 넘겨 활동하고 있는 탓에 이곳저곳 장비가 고장난 상태로 운행하고 있기는 해도
- Sol 799에 오른쪽 앞바퀴가 멈춰 현재는 뒷바퀴를 앞으로 삼아 운행중이고, 분쇄기 RAT와 분광계 Mini-TES도 이미 사용불능상태입니다.
- 겨울나기를 위해 홈 플레이트(Home Plate)의 로우 리지(Low Ridge)로 이동하여
- 화성의 겨울에는 낮시간이 짧아져 태양광 발전량이 줄어드는데다가 심한 모래폭풍이 불어 태양광이 심하면 99%까지 차단되기 때문에 쌍둥이 탐사차량은 겨울이 되면 적절한 태양광 입사각을 확보할 수 있는 경사지역으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