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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호, 챌린저 호, 컬럼비아 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엠블럼
Credit: PD-USGOV-NASA,

To The Stars, Through Adversity – Always Exploring.

NASA의 희생자 애도 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NASA의 50년 역사에서 단 세 차례 있었던 인명사고가 공교롭게도 1월 27일에서 2월 1일 사이에 있었기 때문에 NASA에서는 해마다 이 기간에 추도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세 번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우주비행사는 모두 17명으로, NASA가 유인우주탐사를 진행한 기간을 고려하면 현저히 적은 인원이지만, 한때 미국의 국력을 상징하기도 했던 우주탐험에서의 손실은 비록 희생자는 적더라도 NASA의 우주개발 방향성에 대해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우주왕복선 챌린저 호(Challenger)의 사고는 다수의 일반인 참관객이 사고를 직접 목격한데다, TV로 전세계 생중계를 하고 있었기에 NASA의 우주개발에 더욱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오늘은 희생자들을 기리며 잠시 세 사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폴로 1호(Apollo 1)

AS-204 아폴로 1호의 승무원들
Credit: NASA

인류를 달에 내려놓은 유일한 우주개발 프로젝트인 아폴로 계획(Apollo program)에 대해 모르시는 분은 없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이 아폴로 계획의 1호가 발사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은 거의 없으실 것입니다.

아폴로 1호(Apollo 1)로 불리는 AS-204 미션은 발사대에서 지상 테스트 도중 사령선 내부에 발생한 화재로 인하여 우주비행사 3명이 모두 사망하고, 사령선이 크게 훼손되어 영원히 비행하지 못했습니다. NASA는 화재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화재의 단초가 되었던 전기 스파크의 정체를 규명하지는 못했고, 사고재발 방지를 위하여 사령선을 완전히 재디자인하고 철저하게 문서화하는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이런 사고재발방지 대책은 3년 후에 일어난 아폴로 13호 사고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폴로 1호의 사고는 1967년 1월 27일에 있었고, 우주비행사는 버질 아이반 구스 그리섬(Virgil I. "Gus" Grissom), 에드워드 H 화이트 2세(Edward H. White II), 로저 B. 채피(Roger B. Chaffee)입니다.

우주왕복선 챌린처 호(Space Shuttle Challenger)

STS-51L 챌린저 호의 승무원들
Credit: NASA

챌린저 호(Challenger)는 실제 운용에 투입된 NASA의 두번째 우주왕복선으로, 1986년 1월 28일에 있었던 10번째 임무비행에서 비극의 사고를 맞았습니다. 이 사고로 Teacher in Space Project의 첫번째 수혜자였던 샤론 크리스타 맥얼리프(Sharon Christa McAuliffe)를 포함한 승무원 7명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고체 로켓 부스터(SRBs)에 사용된 O링(O-ring)의 설계결함 때문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오랫동안 무사고가 지속되면서 고착화된 관료적 절차와 안일한 대처가 원인이었습니다. O링이 설계결함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은 이미 1977년부터 있었고, 챌런저 호의 마지막 비행 전에도 엔지니어들이 영하의 기온에서 발사를 감수하는 것은 O링의 기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거듭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무렵의 NASA에는 아폴로 1호 사고 이후 20년 동안 한 차례도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지나친 자신감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던데다, 증명되지 않은 문제점은 문제점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퍼져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NASA의 이런 과도한 자신감은 지나친 기술적 신뢰로 이어져 우주왕복선에는 긴급 상황에 대한 탈출 대비책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았는데, 그나마 초기 테스트 비행을 위해 도입되었던 긴급사출좌석마저도 4번째 임무비행 후에 제거되고 말았습니다. 챌린저 호 사고 조사위원회 보고서(Report of the PRESIDENTIAL COMMISSION on the Space Shuttle Challenger Accident)에는 상승력을 잃고 실속하고 있던 우주왕복선에 적어도 2명의 우주비행사가 생존해 있었다는 정황을 뒷받침해주는 증거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비록 낮아진 기압으로 인해 의식을 잃었을 수는 있으나 최종적으로 우주왕복선이 바다에 충돌한 시점에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만약 탈출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면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기에 더욱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승무원은 마이클 J. 스미스(Michael J. Smith), 딕 스커비(Dick Scobee), 로날드 맥네어(Ronald McNair), 엘리슨 오니즈카(Ellison Onizuka), 샤론 크리스타 맥얼리프(Sharon Christa McAuliffe), 그레고리 자비스(Gregory Jarvis), 주디스 레스닉(Judith Resnik)입니다.

컬럼비아 호(Space Shuttle Columbia)

STS-107 컬럼비아 호의 승무원들
Credit: NASA

컬럼비아 호의 사고는 2003년 2월 1일에 있었습니다. 직접적 원인은 대기권에 재돌입 시 발생한 높은 마찰열이 RCC이 훼손된 부위를 타고 들어가 구조물을 와해시켰기 때문으로, 엔지니어들은 컬럼비아 호가 대기권에 재돌입하기 전에 이미 왼쪽 날개의 외장이 손상된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대수롭지 않게 보았고, 미션 매니저는 수리불가, 구조활동불가 상황이라고 판단하여 후속조치 없이 컬럼비아 호에 대기권 돌입을 명령하게 됩니다.

이것을 미션 매니저의 오판(誤判)으로 볼 것인지, NASA의 운영 시스템 문제로 볼 것인지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으나, 분명한 점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고로 NASA는 우주개발예산을 축소하려는 부시 행정부에 결정적 빌미를 제공하게 되어 차세대 우주왕복선 제작을 위한 모색은 모두 중지되고, 컨스틸레이션 프로젝트(Project Constellation)를 포함하는 우주 탐험에 대한 비전(Vision for Space Exploration)이 발표되었습니다.

마지막 미션 STS-107의 승무원은 릭 허스밴드(Rick Husband), 윌리 맥쿨(Willie McCool), 마이클 P. 앤더슨(Michael P. Anderson), 로렐 B. 클락(Laurel B. Clark), 데이빗 M. 브라운(David M. Brown), 아이란 레이몬(Ilan Ramon), 칼파나 코올라(Kalpana Chawla)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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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호(Apollo 1)로 불리는 AS-204 미션
그냥 AS-204로 불릴 예정이었으나, 미망인들의 요청으로 아폴로 1호로 명명 되었습니다.
이런 사고재발방지 대책은 3년 후에 일어난 아폴로 13호 사고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화 아폴로 13호(Apollo 13)를 보시면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확실하게 나옵니다.
초기 테스트 비행을 위해 도입되었던 긴급사출좌석
컬럼비아 호의 첫 4차례 비행은 2인 비행이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하여 SR-71에서 사용되던 사출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테스트 비행 격이었던 2인 비행이 끝나고 탑승자 수가 늘어나자 모두 제거 되었습니다. NASA 측에서도 이와 관련해 전혀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닌데,
  • 승무원들이 각 데크에 분산수용되어 있는 상황에서 주변의 구조물을 피해 좌석을 사출하기는 매우 어렵다.
  • 사출좌석을 마련한다 해도 사용가능한 시간범위가 매우 한정되어 있다.
  • 대기권 재돌입 시에는 어떤 탈출 시스템도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
라는 이유를 들어 사출좌석 설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챌린저 호 사고 후에, 비록 제한된 경우에만 해당할지라도 여러가지 탈출 및 생존대책 시스템이 추가되었습니다.
적어도 2명의 우주비행사가 생존해 있었다는 정황을 뒷받침해주는 증거
회수된 승무원 실에는 3개의 개인 호흡 팩(PEAPs)이 활성화되어 있었는데, 약 2분 45초 분량의 산소가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 호흡 팩은 챌린저 호 사고 후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폐기되었으며 새롭게 ACES가 도입되었습니다.
수리불가, 구조활동불가 상황이라고 판단하여
컬럼비아 사고 조사위원회(CAIB)의 보고에 따르면 수리나 구조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 존재했다고 합니다.
차세대 우주왕복선 제작을 위한 모색은 모두 중지되고
차세대 우주왕복선 계획으로 추진 중이던 벤쳐스타(VentureStar) 개발은 이미 2001년에 취소되었고, NASA에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모색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우주왕복선 건조 계획은 정부에 의해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그나마 유지되고 있던 X-37 테스트마저 국가기밀이라는 이유로 DARPA에 이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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